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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블로그

헬프, 북학의, 불량 가족 레시피

by 티월드스 2023. 11. 30.

헬프 

인종과 민족 차별은 역사 속에서 증명했고 지금도 눈에 보이고 보이지도 않을듯 하지만 지식인과 날카로운 지성을 갖춘 리포터에 의해 고발되기도 하고 헬프와 같은 도서를 통해 편견과 차별 속에 억울한 삶을 뛰쳐 나가고픈 지극히 인간으로서 살고 싶은 마음과 울림이 이 도서에는 가득차 있다.조물주가 만든 똑같은 인간이지만 신체에 덧씌워진 색깔이라는 차이 하나만으로 차별과 편견을 받으며 사회제도의 틀에 진입할 수도 없으며 그로 인하여 겪는 고통과 불행을 뒤를 살아가는 후세대들에겐 보여주고 싶지 않아 이 글에 실린 세 여성은 비록 유색인이지만 목불인견의 꼴을 세상에 알리려 하고 작가 스코킷은 백인이지만 현대 미국사회에 만연되어 있고 핍박을 받고 있는 힘없는 유색인의 차별과 억눌림을 용기와 믿음,정의라는 명제하에 실상을 알리고 있다.

 

이 글은 작가를 지망하는 주인공 스키터와 50대 초반의 가정부 아이빌린,가정부로 일하다 도둑으로 몰려 쫓겨나 기구한 운명을 걷고 있는 미니라는 세 여성이 싹수 없이 구는 백성 젊은 주인들의 행태를 고발하여 사회적인 이슈로 내걸고 있으며 또한 1960년대 미국 사회에 유색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종차별이 횡행했던 시절을 다룸으로써 역사 속의 인종 차별 문제와 유색인 가정부들이 주인들로부터 겪는 차별과 편견이 눈에 환하게 그려져 온다.

 

유색인들이 겪는 실상을 하나 하나 찾아 다니면서 인터뷰를 하고 기록을 하면서 책으로 내보겠다는 야심찬 스키터는 어릴 적 자신을 친모처럼 대하고 자상하고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키워준 마음의 어머니 콘스탄틴을 그리워하고 찾아 나서면서 그녀의 마음은 더욱 백인들의 잘못된 민족성과 그들에 대한 차별을 은밀하고도 치밀하게 그려 나가려 하는데 아이빌린과 미니가 들려 주는 실상도 자못 크다.1960년대 당시 유색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대표적 예로 버밍햄 시위,마틴 루서 킹,유색인 아이들을 공격한 개들의 이야기부터 주인집 침대에 묻고 붙어 있는 머리카락,상처 딱지,코딱지,성교의 흔적,핏자국등을 가정부라는 죄로 참고 지우고 닦고 해야만 하는 것이다.또한 파이 조각을 먹지도 않았는데 먹었다는 누명으로 주인집에서 쫓겨 나야 했던 미니의 억울한 사연과 화장실도 함께 사용을 못하고 집밖에 놓여 있는 변기를 이용해야만 하며 공용시설도 함부로 백인과 사용할 수 없는 당시의 미국 인종차별 정책이 19세기후반부터 거의 100년간 정책적으로 누려져 왔고 백인들은 치외법권마냥 유색인 특히 흑인들을 마음대로 부려먹는등 비인간적인 처사에 스키터,아이빌린,미니는 분연히 일어나 미국사회의 편견과 오만을 꼬집어 내고 이를 책으로 펼쳐 무언의 저항을 글로 나타내려 함을 알게 된다.

 

미스 리폴트,힐리등은 스키터의 어릴적 친구이지만 이젠 어엿한 주부가 되고 색깔이 다르다 보니 거리감은 더해가고 그들이 가정부에 대하는 말과 행동,편견과 오만은 도를 넘어 사회적인 의분마저 느끼게 하는데 같은 인류라는 것은 껍데기에 불과하고 백인들이 갖고 있는 우월성은 비단 색깔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민족성의 우월과 자존에도 나타나 역사 속에 스러져 가고 희생된 자들은 신으로부터 잘못 물려받은 부모와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북학의

역사는 가정이라는 것이 없다.한번 지나간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전철로 삼지 않고 귀감으로 삼아 보다 밝은 사회와 풍요로운 나라 만들기를 제대로 실천적으로 한다면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북학의'로 널리 알려진 박제가의 청국 기행기는 내편,외편,진(進)북학의로 나뉘어져 있고 읽어 가는 도중에 청국의 선진화된 문물과 청국인들의 지혜로운 생활 패턴등이 당시 조선사회의 실상과는 대조적으로 다가왔다.

 

1778년,1790년,1801년 세 차례에 걸쳐 청국 연경에 다녀오면서 청국의 농업과 상업,군사,사회제도등을 조목조목 세밀하게 나열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옮긴이의 정성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당시 조선의 양반제도등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나라가 살아갈 길이 무엇인지를 콕 짚어 준 선각자다운 면모가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는데 특히 당시 조선은 과거제도를 통해 어떻게든 입신출세를 해야 하는 강박증에 걸린거 같고 백성들은 관리와 백성간의 원활한 소통과 정보의 부족으로 국내 및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 나라를 이끌어가는 왕과 신하,사대부들이 사서오경 타령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정조가 승하하고 세도 정치가 판을 치는 마당에 백성들의 가난과 무지,생활고는 도탄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박제가는 '사농공상'중 상업을 가장 천하게 여기고 있던 조선사회의 실상과 나라의 가난을 상업을 통해 부유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상주의를 제시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조선은 협소하고 백성은 가난한데 백성이 경작에 부지런하고 나라는 인재를 등용하며 상업이 잘 융통되게 하고 장인들에겐 혜택을 내려서 나라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나라의 살길이 무엇인지를 잘 제시하고 있다.또한 먼 지방(중국등)의 물자를 통상시킨 다음이라야 재물을 늘리고 온갖 기구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부분도 무역을 통한 국부를 늘릴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는데 그가 신유사옥의 주모자 임시발의 무고로 유배되고 그의 살아있는 뜻은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조선은 세도정치,민란,외세의 개방 압력과 더불어 쇄국정책,일제 강점기등으로 조선후기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오리무중으로 치닫고 말았던 것이다.주자학을 신봉하는 당시 국내 사회분위기,사색당파와 왕실간의 권력다툼,수렴청정등으로 백성들은 죽지 못해 살아갈 뿐이었고 위정자는 눈 먼 봉사마냥 나라의 전도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절름발이 치세로 말미암아 외환을 자초한거 같고 박제가와 같은 중상주의의 선각자의 뜻을 제대로만 읽고 실천했더라면 이웃 일본보다도 몇 십년은 앞선 경제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불량 가족 레시피

한 가정의 구성원 즉 가족이 오손도손 사이좋게 지내고 어려운 일이 있으며 도와가면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IMF로 인해 가장의 권위 및 실질적인 힘이 약화되면서 전례없이 가정은 유체이탈마냥 냉랭하고 삭막한 분위기가 많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다.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정은 최소한의 쉼터이고 보금자리일텐데 부모형제간 뜻이 맞지 않고 각자의 생각과 감정,주장만 내세운다면 그 집안은 모래알과 같을테고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은 불보듯 뻔하다.또한 아무리 세태가 바뀌고 여권이 신장되어 여성의 사회생활이 확대되어 가더라도 아버지로서 한 집안을 주체적이고 통솔력 있게 이끌어가야 하는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여울이는 고1로서 아버지의 별난 성격과 세 번의 이혼으로 자배바른 자식들 셋을 거느리며 살아가는데 위로는 노모,아래로는 미혼인 삼촌이 있다.각자 생각과 성격,주장이 다른 가운데 큰 오빠는 청년이지만 다발 경화증으로 늘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하고 바로 위 언니는 고3이지만 변변치 않은 집안의 경제력으로 제대로 된 학원 및 과외를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고 나 '여울'이는 누구에게도 관심밖인 존재이고 한창 감수성이 강할 때라 언제든지 밖으로 뛰쳐 나갈 궁리만 하는데 하늘과 같은 할머니는 늘 육두문자에 잔소리 타령이며 아버지는 채권추심 하청일로 바쁠때엔 언니를 시켜 등본과 주민등록번호등을 대조시키는데 일거리도 떨어지고 밀린 임금마저 못주게 되자 결국 구치소행으로 가게 되는데 아버지의 음주벽과 난폭한 성미가 결국은 자식들을 제대로 훈육시키지 못하게 되고 경제력마저 떨어지게 되면서 여울이의 집안은 말그대로 콩가루 집안이 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할머니마저 유료 양로원에 간다고 하면서 아버지께 돈을 요구하게 되고 여울이는 코스튬 플레이 동호회를 통하여 맺힌 자신의 감정을 발산하게 되며 이상형인 세바스찬을 만나면서 현실과 환상을 오가곤 한다.결국 집안의 분위기와 경제력으로 여울이의 오빠와 언니는 가출을 하게 되고 나간 집안마냥 썰렁해지고 남은 여울이와 할머니는 '위기에 처했을 때 비로소 인간은 진화하는 거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매일 한 울타리 속에서 지지고 볶으며 불평불만을 털어 놓고 사는 것이 대부분의 가정의 모습이라지만 정작 중요한 애정과 관심,양보라는 미덕이 아쉬운 것이 요즘 세태인거 같다.부모형제도 모두가 돈으로 계산되고 물질이 우선 순위인 시대이다 보니 가정의 경제력이 바로 집안을 이끌어 가는 이정표라고 생각을 할 때 가장인 '나'도 더욱 열심히 가족과 나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노라고 자부하는 날을 그려본다.그 날이 오면 오늘같은 날을 맞이하기 위해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고 잔잔한 미소라고 지은 날이 올 것이다.